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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학(26). 경쟁하는 이론들_교육에 대한 해석적 접근-5-

나기log 2022. 6. 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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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해석적 접근의 한계

 이제까지 살펴본 상호작용이론의 틀을 적용한 연구들은 교육상황을 구성하는 행위자로서의 교사와 학생에 관한 새로운 지시글 제공하고, 그들 간의 상호관계를 생생하게 기술함으로써 학교, 특히 교실 내의 살아있는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시적 연구에 대하여 다름과 같은 문제점이 지적된다(Blackledge & Hunt, 1985: 279-284). 첫째, 상호작용을 주로 대결과 갈등의 관계로 파악함으로써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를 불완전하게 그리고 있다. 학급 안팎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대결, 속임수, 부끄럽게 만들기, 무시하기 등 부정적 행동도 있지만, 동시에 이해, 협조, 존경, 존중, 치안 등의 행동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전략에는 협력적인 것들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 행위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국외자인 연구자의 관점이 개입되는 것을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다. 연구자의 관점으로 행위자의 언행을 해석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한계를 스스로 지니고 있다. 셋째, 교사와 학생 각각의 행동 및 상호관계가 일어나는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경시 또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마ㅣ 교사와 학생이 사회적 역사적 진공 속에서 스스로의 완벽한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한편 막스 베버(Max Weber)의 사회적 이론을 교육연구에 적용하는 사람들은 미시적 접근에 내재해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거시적 접근과의 통합적 접근을 시도한다(Saha & Zubrzycki, 1997: 16-17). 위에서 지적했다시피 상호작용이론이나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한 미시적 접근에 의거한 연구들은 행위자의 상황규정을 강조함으로써,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바로 그 사회의 구성원인 것처럼 생각한다. 학급수업을 만드는 것은 교사와 학생들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사 및 학생의 상황규정은 그 학급이 한 부분으로 속해 있는 학교제도, 나아가 사회구조 및 역사적 상황이라는, 사회역사적 맥락의 한계에 의하여 규정받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교사와 학생이 전략을 세워 상호작용하는 것이 각자의 완전한 자유의지에 의한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상황적 조건하에서 전략을 세우고 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왜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가를 사회적 맥락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꽉 잡아 놓아야 한다"고 믿고 학생들도 여기에 동의한다. 그들이 이러한 믿음을 갖게 된 것은 그들의 완전히 자유로운 결정에 의하여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학생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권위주의적인 학교의 구조적 성격, 한 학급에 너무 많은 학생이 들어있는 과밀학급, 입시제도가 강요하는 암기식 위주의 입시준비훈련, 입시성적이 좋아야 한다는 학부모의 요구 등은 교육을 '훈련'으로 변질시켰고, '훈련'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으려면 학생이 교사의 의도대로 복종하도록 "꽉 잡아 놓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학교교육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려면 교사와 학생의 상황규정과 행위 뿐만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규정과 행위의 선택을 '만드는' 것을 무엇인가를 밝혀내야 한다. 즉, 미시적 접근과 거시적 접근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막스 베버의 사회연구 방법론에 새롭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날드 킹(Ronald King)은 상호작용이론과 현상학적 방법의 한계와 아울러 기능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베버의 방법론에 있다고 보고, 이렇게 주장한다.

 

 베버의 방법을 활용하는 교육연구는 현상학이 중시하는 자발성(boluntarism)과 사회적 행위의 주관적 의미, 그리고 기능주의와 대다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강조하는 사회적 행위에 대한 구조의 제약을 결합시켜 설명할 수 있다(198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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