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생들은 그들 나름대로 교사에 대한 기대가 있으며, '이상적 교사상'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의 '이상적 교사상'은 교사를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된다. 우리나라 중학교 학생들에 대한 한 연구는, "엄할 땐 엄하고 잘해줄 땐 잘해 주며, 꼼꼼하게 잘 가르쳐주는"교사를 존경하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면서 "항상 마음이 착한" 교사는 학생들이 좋아하기는 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이영덕 외, 1991: 64-66). 이것은 하그리브스가 영국 학생들의 '이상적 교사상'이 '엄하고 공정하며 수업을 명쾌하고 흥미 있게 진행하는 교사'라고 보고한 것과 비슷하다. 학생들은 또 남교사와 여교사, 기혼교사와 미혼교사에 대하여 다르게 대한다. 학생의 성에 따라 남교사와 여교사를 대하는 방식이 다른 것은 물론이다. 학생만 교사를 유형화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도 학생을 유형화한다.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의 교사들은 "공부하려는 아이들"과 공부하지 않으려는 아이들"로 구분한다. 또한 수업시간에 "자지 않을 사람"과 "잘 사람"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앞의 구분과 같은 뜻이다. 이것은 성적이 우수하여 대학입시에 응시할 만한 집단과, 성적이 낮아서 대학입시에 응시조차 할 수 없는 집단의 구분이다. 교사들은 전자에 대하여는 격려하고 희망을 주지만, 후자에게는 포기를 강요하고 "잘 사람은 자더라도 떠들고 잡담이나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김영찬 외, 1990: 111-112). 교사가 학생을 유형화하는 기준은 반드시 교육적인 것만은 아니다. 여러 연구는 교사들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학생의 계층적 배경을 기준으로 삼아 학생을 구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보고하고 있다.
상호작용
교사와 학생은 각자의 자아개념과 상대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한다. 블랙지리와 헌트(Blackledge & Hunt, 1985)는 이것을 [그림 2-1]과 같이 나타낸다.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교사는 진공 속에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고 학교라는 제도가 만들어 놓은 제약조건과 기대 속에서 활동하므로 그만큼 행위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교사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과 그가 가르쳐야 할 학생들에 관한 지식을 기초로 하여 활동한다. 학생들 역시 학생으로서의 역할인식과 교사에 관한 지식을 기초로 활동한다. 교사의 행위와 학생의 행위는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교실 수업을 만들어 간다.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은 교사라는 행위자와 학생이라는 행위자(개인 또는 집단)사이에 벌어지는 활동이므로 각자는 그 나름대로의 대응행동을 의식적으로 선택한다. 그런 의미에서 타일러가 하교는 교사와 학생 등 여러 배역의 등장인물들이 엮어가는 연극과 같다고 표현한 것은 적절하다(Tyler, 1988: 149). 우즈(Woods, 1983)는 교사와 학생의 상호 간 대응행위를 '전략(strategies)'이라고 했다. 상호 간의 '대응방식'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상호작용의 전략 또는 대응 방식은 교사와 학생 양쪽이 각기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만든다. 우즈는 교사의 전략을 여덟 가지로 관찰 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1983: 198).
(1)사회화 (2)지배 (3) 협상 (4)친애 (5)회피, 격리 (6)관례화 (7)직업적 처방 (8)사기진작
학생들도 물론 그들 나름의 전략이 있다. 다음과 같은 것이 관찰되었다(윗책: 215).
(1)공부하기 (2)땡떙이 (3)웃기 (4)꾸물대기 (5)빈둥거리기 (6)재빠르게 하기 (7)소란 피우기 (8)친근하게 대하기
(9)가만두기 (10)잡담하기 (11)위험/매수 (12)떠보기
교사의 전략과 학생의 전략은 서로 대응되는 면이 많다. 학급상황에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략은 위 사례 말고도 더 있을 수 있으며, 다른 방식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 또한, 전략은 그 성격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호응적(supportive), 대항적(oppositional), 분리적(detached)인 전략이 있는가 하면, 교사 입장에서는 동기유발적 전략(motivational strategies), 통제 전략(control strategies), 정체유지 전략(identity maintaining strategies), 교육적 전략(pedagogical strategies)등이 있을 수 있다(Blackledge & Hunt, 1985: 275-276; Woods, 1983: 189-208),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관한 연구는, 교사들의 전략에서 가장 뚜렷한 것은 통제전략인데, 사소한 일에는 허용적이면서 중요한 일에는 엄격하게 학생을 다루어야 한다고 교사들은 생각한다. 교사들은, 학생들도 역시 같은 생각인데, "능숙한 교사는 '엄하면서 동시에 잘해 주는', '민주적으로 대하면서도 동시에 독재적인' 교사이지만, 언제 민주적으로 대해주고 언제 엄하게 대해야 하는지를 구분할 줄 아는 교사"라고 생각한다. 대개의 교사들은 "학기 초에 꽉 조여 놓으면 계속 효과를 본다"고 말한다(김영찬 외, 1990: 110-111),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교사의 뜻대로 다룰 수 있느냐 여부가 "유능한 교사"가 되느냐 못 되느냐의 갈림길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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