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깨뜨리고 사회주의 국가를 실현하는 것이 필연적 연사 발전단계라고 믿은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혁명이론을 수립한다. 노동자들을 조직하며, 엥겔스와 함께 앞장서서 그들을 지도한다. 그에게 있어서 이론은 곧 실천(praxis)의 문제였다. 인류사회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한한 재화화 무한한 소유욕으로 인한 불가피한 갈등의 연속인데, 이를 극복하여 갈등 없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 공산주의 혁명이론의 소박한 표현이다. 그러한 사회는 사유제산제도를 버리고 공유재산제도를 수립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도 소유하지 않으면서 공동적으로는 모두가 소유하는 제도를 실현함으로써 유한한 재화와 무한한 소유욕의 모순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사회의 실현, 즉 공산주의 혁명은 역사적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이라고 주장하였다.
마르크스가 갈등과 변화를 핵심으로 사회이론을 전개한 것은 앞서 설명한 뒤릌멤의 사회이론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뒤르켐의 학문적 문제가 '질서'에 있었다면, 마르크스는 '변화'에 있었다. 뒤르켐보다 한 세대쯤 앞섰던 마르크스는 격동하는 유럽을 바라보면서 "변화를 일으키는 힘은 무엇이며, 역사의 변화는 어디를 지향하는가"에 답하고자 했다. 산업화가 일어나고 초기 자본주의가 형성되는 시대에 살았던 그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계급투쟁이 변화의 원천이며, 자본주의 사회는 이 모순에서 헤어날 길이 없으므로 역사의 진행방향은 프롤레타리아가 지배하는 공산주의 사회로 다가가는 것이 필연적이라고 역설하였다(Rossides, 1978: 239-247).
마르크스주의적 갈등이론은 이와 같이 혁명이론으로 발전하였기 때문에 이론의 적용에 단서가 붙는다. 즉, 사회의 본질이 갈등이라는 설명은 혁명 전의 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에 적용되고, 혁명 후의 사회, 즉 공산주의사회 및 과도적 단계로서의 사회주의 사회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공산주의 사회에는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모순이 해소되었으므로', 아마도 기능이론을 적용하여 설명하여야 할 것인데, 이는 흥미로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마르크스주의적 사회과학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비판하는 것으로 우리가 마르크스주의적 갈등이론이라 부르는 것인데 흔히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으로 불리며, 다른 하나는 마르크스를 해설하고 그 실현원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르크스주의적 갈등이론가들이 자본주의 또는 비공산주의 사회를 분석, 비판할 때의 이론과 공산주의 사회를 설명할 때의 이론이 그 입각점에 있어서 다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기능이론과 고전적 갈등이론은 보편적 사회이론의 수립을 추구하므로, 어느 사회에 대해서나 동일한 이론을 적용한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여러가지가 거론된다. 첫째는 앞에서 잠시 지적한 바 있는 결정론의 한계이다. 경제구조가 모든 제도와 가치관 및 인간의 의식을 결정한다는 주장은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 생산양식이 한 사회의 특성을 결정하는 데 대닫ㄴ히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상부구조가 전적으로 하부구조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람시(Gramsci)같은 신마르크스주의자들이, 상부구조의 '상대적 자율'을 거론하고 나서는 것을 보아도 경제적 결정론에는 문제가 있다. 나아가 '상대적 자율'은 이 개념 자체의 비엄격성 때문에 마치 이현령비현령과 같은 애매함을 드러낸다. '상대적 자율'론은 정치나 이데올로기 같은 것이 사회변화에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요인이 지배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식의 설명은 듣기에는 그럴듯해도, 이론으로서의 엄격성은 상실하고 있다(Blackledge & Hunt, 1985: 200-202).
둘째는 공산주의사회에서는 생산방법과 생산물을 공유함으로써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완전한 일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주장이야말로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어렵다. 더욱이 1990년을 전후하여 소련과 동구에서 일어난 공산주의체제의 해체를 통하여 드러난 것은, 공산주의사회는 새로운 문제와 갈등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셋째는 마르크스이론의 자연과학적 과학주의는 인간세계를 자연과학의 대상인 물질세계로 환원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회가 그 구성원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연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지나치게 자연과학적이다. 역사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전개되며, 사회구조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행위를 규정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을 동일시함으로써 인간의 의식과 의지, 그리고 개인 간의 의식적 타협능력을 도외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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