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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학(7). 교육사회학의 발달_미국과 유럽에서의 발전-4-

나기log 2022. 5. 2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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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교육내용에 관한 연구의 등장

 교육사회학에 갈등이론이 등장하던 1970년대에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른바 '신'교육사회학(new sociology of education)의 출현이다. 전자가 미국이 주 무대였다면 후자는 영국이 무대이다. 신교육사회학자들은 종래의 교육사회학이 연구주제를 잘못 선택하였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연구주제를 들고 나왔다. 연구에 임하는 자세도 또한 새로운 것을 주장하였다. 종래의 교육사회학이 주로 사회구조가 교육기회 분배와 계층구조 유지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밝히는 것에 몰두해온 것을 비판하면서, 학교 내부의 교육과정과 수업 진행과정 및 교사·학생관계를 탐구하여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전자를 거시적(macro)접근, 후자를 미시적(micro) 접근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신교육사회학 또는 미시적 교육사회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영국의 번스타인(Basil Bernstein)과 영(Michael F. D. Young)이다. 번스타인은 사회언어학적(socio-linguistic) 연구에서 시작하여 교육내용이론 형성을 위한 연구범위의 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1973a, 1973b, 1977). 그는 1963년 런던대학교 교육대학에 부임한 이후 학교의 교육내용과 내부현상에 대한 연구를 강조하였다(Karabal & Halsey, 1977: 45). 번스타인은 교육내용의 연구가 교육학, 좁게는 교육사회학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하였다. 종래의 교육사회학을 단호하게 비판하면서 교육사회학의 새로운 방향을 뚜렷이 제시한 사람은 영이다. 그는 새로운 교육사회학 연구영약 개척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문헌의 하나로 꼽히는 「지식과 통제(Knowledge and Control)」를 편집하면서 부제를 "교육사회학의 새 방향"이라고 달았다(Young, 1971). 이 책의 서장에서 영은 종래의 교육사회학은 사회계층과 교육기회의 분배문제에만 집착한 나머지 학교 내부의 현상에 대하여 주목하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교육기관에서 가르치고 있는 지식의 사회성에 눈을 돌려야 하며, 종국에는 교육사회학과 지식사회학이 한 학문임을 인식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역설하였다(1931: 3).

 번스타인과 영 외에도 교육사회학의 새로운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는 고버트(David Gorbutt), 이글스톤(John Eggleston), 휘티(Geoff Whitty) 등이 있다. 고버트는 '신교육사회학'이라는 명칭을 처음 쓴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교육내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학문동향을 가리켜 신교육사회학(The new sociology of education)이라 명명하고 이것은 종래의 교육사회학을 대치할 대안적 패러다임(alternative paradign)이라고 주장하였다(Gorbutt, 1972). 휘티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의 정치학적 성격을 파헤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Whitty & Young, 1976). 

 당시 영국에서는 사회평등의 구현을 위한 수단으로서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고조되어 있었다. 이 무렵의 연구는 학교교육기회의 분배상황과 기회분배의 결정요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되었다. 연구결과는 사회계층 배경이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드러났다. 처음에는 한정되어 있는 교육기회를 대폭 늘리고 정예주의적인 복선학제를 단선학제로 고치면 계층에 의한 교육불평등은 해소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복선학제를 고치고, '11세 이상 시험(Eleven + Examination)', 즉 초등학교 졸업시험으로 대표되는 조기 선발제도를 포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평등은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다. 교육기회의 개방과 여러 가지 보완조치가 평등교육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오히려 교육은 여전히 사회적 지위를 상속해 주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예컨대 Miller, 1971). 

 학교가 사회적 지위 상속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증거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예컨대 Wright & Perrone, 1977). 이러한 연구결과에 직면하여 미국과 영국의 교육사회학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활로를 찾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학자들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갈등이론에서 해결책을 구하였다. 즉, 문제의 소지가 학교나 교육제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제도에 있다는 것으로 설명을 시도하였다. 다시 말하면 교육 불평등은 교육 그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전체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이 그대로 교육에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예컨대 Collins, 1977). 그리하여 미국의 교육사회학 연구는 사회의 구조적 특징과 교육구조와의 고나계를 규명하는 내용이 강화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의 경우에는 교육 내부의 문제로 시선을 돌렸다.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번스타인과 영이 중심이 되어 학교 내의 제 현상, 특히 교육내용의 성격을 규명함으로써 구조기능적 접근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들은 교육에 관한 제반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교육의 내부현상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히 교육내용의 성격과 그것이 전수되는 과정을 명백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즉 교육내용으로서의 지식에 관한 연구와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가 주요 주제로 대두되었다(Williamson,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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