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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학(10). 경쟁하는 이론들_기능주의 교육이론-1-

나기log 2022. 5. 3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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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능주의

 

 기능주의(functionalism) 또는 기능이론은 콩뜨(Auguste Comte, 1798~1857)와 스펜서(Herbert Spencer, 1820~1903)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기능이론이라고 부르지만 그 속에는 조금씩 다른 여러 학자의 이론들이 들어 있다. 그러므로 명칭도 기능이론 외에 구조기능이론(structural functional theory), 합의이론(consensus theory), 질서모형(order model), 평형모형(equilibrium model) 등이 있으며, 명칭에 따라 이론의 강조점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포괄하여 기능이론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능이론은 콩뜨와 스펜서에 의하여 기초가 형성된 뒤에 뒤르켐(Emile Durkheim, 1858~1917), 파레또(Vilfredo Pareto, 1848~1923), 말리노프스키(Bronislaw Malinowski, 1884~1942)와 래드클리프-브라운(Alfred Reginald Radcliffe-Brown, 1881~1955) 등에 의하여 다양하게 발전하였으며, 미국의 대표적 사회학자 파슨스(Talcott Parsons, 1902~1979)에 이르러 매우 포괄적인 사회학이론으로 정립되었다(Abrahamson, 1978: 19~36; Morrow & Torres, 1995: 41-78; Torres & Antikainen, 2003: 21-26).

 기능이론은 사회를 유기체에 비유한다. 유기체는 예컨대 인체는 손, 발, 코, 귀, 위, 폐 등 여러 기관, 즉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기능을 담당하고 있어서, 각각의 기능을 순조롭게 수행함으로써 인체의 생존과 활동을 가능하게 만든다. 각 기관은 인체로부터 떨어져서는 유지할 수 없으며, 어느 한 기관이라도 결핍되면 인체는 불편한 상황에 처하거나 기대하는 활동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인체의 각 기관이 고유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 유기체가 생존하며, 유기체가 존속하여야 각 기관의 생존도 보장받을 수 있다. 유기체는 항상 생존과 건강한 활동을 지향한다. 어떤 이유로든 부분 또는 전체의 기능이 약화되면 유기체는 이를 회복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기능이론은 사회도 유기체처럼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회 각 부분은 전체 사회의 존속을 위하여 필요한 각각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의 각 부분은 상호의존적이다. 사회는 항상 안정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으며, 어떤 충격에 의하여 안전이 깨뜨려지면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한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 간에는 우열이 있을 수 없으며 각기 수행하는 기능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이나 부분이 다른 사람이나 부분에 비하여 더 많은 재산이나 권력을 가지는 것은 더 힘들고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대가로 사회적 보상을 더 많이 받는 동시에 그 기능 수행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계층은 기능의 차이에 근거한 차등적 보상체제의 결과일 뿐이다. 결국 기능주의 이론이 보는 사회는 질적으로는 우열의 차이가 없는,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수많은 개인 및 집단의 통합체이다. 유기체로서 사회는 안정과 질서유지라는 합의된 목표 아래 상호 의존하여 살아가는 인간집단이다.

 사회에 대한 위와 같은 방식의 설명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회학 저서의 근간을 이루었으며 1970년대까지 '주류'를 이루었다. 기능이론은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파슨스가 체계화하였는데 그의 이론은 흔히 구조기능주의에 입각한 사회체계(social system)이론으로 불린다(Parsons, 1951, 1971). 그는 어느 사회체계나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첫째, 한 체계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은 기능적으로 상호의존적이다. 둘째, 한 체계의 구성요소들은 그 체계의 계속적 작용에 적극적으로 공헌한다. 셋째, 한 체계는 다른 체계에 영향을 주며, 이 체계들은 한층 더 높은 수준의 체계, 즉 상위체걔(super sysper)에 대하여 하위체계(subsystem)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를 설명하는 기능이론은 이념의 갈등, 이해관계를 둘러싼 집단 간의 이견과 대립을 과소평가하는 한편,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는 현상유지의 입장을 지지한다. 즉, 기존의 질서를 내세우는 체제유지 우선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기능이론의 현상유지 지향성은 이미 뒤르켐의 사회학에 잘 나타나 있다(Durkheim, 1893). 뒤르켐이 평생을 두고 추구한 문제는 '사회가 어떻게 해서 해체되지 않고 지속되는가'였다. 산업화와 자유주의의 물결에 밀려 전통사회의 규범과 제도가 모두 무너지고 새로운 종류의 규범과 제도가 형성되는 19세기 말의 격동을 체험한 뒤르켐에게는 사회가 붕괴되지 않고 여전히 그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존속하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Rossides, 1978: 271-301). 질서가 뒤르켐의 중심 연구주제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뒤르켐의 사회학 연구는 그가 원했든 아니었든 간에 기존 체제의 유지를 옹호하는 이론적 뒷받침으로 흔히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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