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16). 정신지체아동 교육_① 정신지체 정의의 변천-1-

  흔히, 정신지체의 정의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하나의 정의를 내릴 때는 정신지체와 관련된 당시의 연구, 실제, 각계의 지식과 견해가 반영된다. 또한 정의를 내릴 때는 정책 입안자들이 정의를 채택하기 용이하며 현장의 전문가들이 적용하기 쉽도록 고려해야 한다. 정신지체를 정의 내리는 일은 항상 이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문제였으며 지금 현재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왜냐하면 정신지체를 정의 내림으로써 그들에게 조기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장애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지능을 정의하기 위한 준거에 대해 완전한 합의를 이루고 있지 못하지만 그동안의 연구와 논의를 통해 많은 부분에서 합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1. 정신지체 정의의 변천

  1) 정신지체의 고전적 정의

 1900년대 이전까지의 정신지체 정의는 모호하고 일반적이었으며, 주로 기대되는 지적 기술과 의사소통의 발달 실패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이해 결핍에 집중되어 있었다(Guttmacher & Weihofen, 1952). 하지만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정신지체로 세상을 살아가는 개인의 능력을 중심으로 형식적인 정의를 내리려는 노력들이 본격화되었다. 그 대표적인 정의가 바로 Tredgold(1937)와 Doll(1941)의 정의이다. 

     

     (1) Tredgold의 정의 (1937)

 Tredgold(1937)는 "mental deficiency"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다음과 같이 정신결함을 정의하였다. 개인이 감독(supervision), 통제(control), 외부로부터의 지원과 관계없이 살아감으로써 정상적인 주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형과 정도, 즉 불완전한 정신적 발달상태.

 

     (2) Doll의 정의 (1941)

 Doll(1941)은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다음과 같이 정신지체를 정의하였다.

 : 우리는 진수이나 그 속에 포함된 함의들을 통해 일반적으로 적절한 정신지체의 정의와 개념에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여섯 가지 준거를 관찰하였다. ①사회적 무능력으로서 ②이러한 무능력은 정신적 저능에 기인하고 ③그러한 재능(subnormality)은 발달하지 않고 정지되어 있으며 ④이러한 현상은 성장기에 나타나며 ⑤또한 기질적인 원인을 지니며 ⑥ 필수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

 

     (3) 오늘날의 정의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두 정의의 공통점은 사회적 능력으 강조한 데 있다. 특히, Doll의 정의는 오늘날까지도 정신지체 정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오늘날의 정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첫째, 사회적 무능력이 정신적 지능에 기인한다는 것과 둘 때, 지능이 정지되어 있고 교정(치료)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늘날에는 사회적 무능력을 정신적 저능의 필수적인 소산이라고 보지 않는다. 적절한 훈련을 받을 경우 많은 정신지체 아동들은 사회적으로 적절히 기능할 수 있으며 지능지수가 낮은 아동들 가운데도 적절한 사회적응 기술을 가지고 있는 아동들도 많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동을 정신지체로 보지 않는다. 또한 저능도 발달이 정지되어 있는 불치의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능지수는 높아질 수도 있으며, 정신적 기능의 수준, 특히 경도와 중등도 정신지체 아동의 기능 수준은 같은 상태로 정지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 이전의 미국정신지체협회 정의

 미국 정신지체협회(American Association on Mental Retardation, AAMR)는 1919년 미국 정신박약 연구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Feebleminded)로 출범하여 이후 미국 정신결함협회(American Association on Mental Deficiency, AAMD)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 단체로, 정신지체에 관한 여러 가지 현상을 이해하고 정의하고 분류하여 그에 관련된 통계자료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리고 오늘날 가장 광범위하게 수용되고 있는 정의도 이 협회의 정의이다.

 미국정신지체협회의 정의는 지능검사를 통한 지능과 사회적 및 개인적 능력(적응행동)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1921년에 정신지체를 정의하고 최초의 편람을 발간한 이후, 2002년 10판 편람까지 정신지체 정의에 관한 편람을 발간하고 있다.

 

     (1) 1973년의 정의(제6차)

 Grossman에 의한 1973년 정의에서는 정신지체를 "발달기 동안에 나타나고 적응행동의 결함과 동시에 존재하는 평균 이하로 유의미하게 낮은 지적 기능"으로 정의하였다. 1973년 정의에서는 낮은 지능지수와 적응행동의 결함을 정신지체 판별의 필수 요소로 간주하였다. 이 정의에서 지능은 정상분포 곡선 평균으로부터 2 표준편차 이상의 지체를 의미한다. 이는 이전의 정의 1 표준편차보다 정신지체의 기준 상한선이 낮아진 것으로, 이제 정신지체는 일반적인 적격 기준이 지능지수 70 이하로 간주되면서 이전에 정신지체로 판별되었던 사람들의 80% 이상이 더 이상 정신지체로 간주되지 않게 되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지체라는 오명을 벗는 계기를 마련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문제점도 야기하였다. 즉, 70-85의 지능지수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이제는 더 이상 정신지체로 간주되지 않음으로 인해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여전히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편, 적응행동을 개인이 자신의 연령이나 문호에서 기대되는 사회적 책임감과 독립성의 기준에 부합하는 정도와 효율성의 개념으로 정의하였다. 즉, 각 개인이 자신의 연령수준이나 문화적 집단 안에서 기대되는 사회적 책임감의 기준에 부합되는 행동을 얼마나 하느냐를 의미한다. 이러한 적응행동의 문제는 아동기 초기에는 ①감각-운동 기술 발달, ②의사소통기술, ③자조기술, ④사회화 등에서 나타나며, 아동기와 사춘기 초기에는 ⑤일상생활에 기본적인 학문의 적용, ⑥환경을 지배하는데 적절한 추리와 판단의 적용, ⑦사회적 기술 등에서 나타나고, 사춘기 후기와 성인기에는 ⑧직업 및 사회적 책임과 수행에서 나타난다고 하였다. 또한, 이 정의에서는 발달기를 0-18세로 확장하였다. 

 결국, 이러한 1973년 정의의 변화는 서비스 대상자들의 수를 급격하게 감소시켰으며 경도 정신지체 아동들의 구성에 변화를 가져왔다. 경도 정신지체 아동들은 이전보다 더 낮은 지능지수를 가진 학생들을 가리키게 되었다. 1973년 정의는 PL94-142에 채택되었기 때문에 정의에서의 주요 변화들은 교육 중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Crane, 2002).

 이러한 정의는 1977년에 약간 수정되었다(7차). 이때의 주된 변화는 임상적 판단에 관한 것으로, 정신지체로 판단되려면 지적 기능의 장애와 동시에 적응행동에 결함이 있어야 하며, 지능지수의 기준 상한선보다 약간(10점까지) 높은 지능지수를 갖고 있는 사람 중 소수는 적응행동에 결함이 있기 때문에 경도 정신지체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정신지체로 분류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정신지체로 진단받게 되었다.

 

     (2) 1983년의 정의

 7차에 걸쳐 수정되었던 정의는 1983년에 Grossman에 의해 8번째 수정을 맞게 되었다. 이때에 수정된 정의는 미국정신의학협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1980)의 정의와 세계보건기구(WHO, 1978)의 정의와 일치한다. 그리고 1983년 정의와 함께 미국정신지체협회의 지침이 광범위하게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미국 내에서 30개 주에서 미국정신지체협회의 정의를 채택하였고, 44개 주에서는 정의에 포함된 지능과 적응행동을 정신지체의 판별 기준으로 수용했다. 1961년의 Heber의 정의에서는 평균보다 낮은 일반 지적 기능이 적응행동의 결함과 연합되어 있는 경우를 정신지체로 분류한다고 하였고, 1973년 Grossman의 정의에서는 일반 지적 기능이 평균보다 낮고, 정의에서는 이와 달리 "정신지체란 적응행동에 있어서 동시적 결함을 일으키거나 그러한 결함과 연합되어 있으며, 발달기에 나타나는 "평균보다 유의미하게 낮은 일반 지적 기능"이라고 말하였다. 

 이 정의에서 "평균보다 유의미하게 낮은 일반 지적 기능"이란 Heber 등의 정의와 Grossman 등의 1973년도 정의에서 표준편차를 기준으로 정신지체를 분류하던 것과 달리 표준화된 지능검사의 지능지수 70이하를 정신지체로 간주하였다. 왜냐하면, 표준편차의 경우 검사의 임의 오차로 인해 검사 점수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983년 정의에서는 표준편차에만 완전히 의존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의 임의 오차는 대략 3점 정도 된다. 또한, 이 정의에서는 적응행동의 개별적이고 명확한 측정을 재차 강조하였다. 이 정의에서는 적응행동에 대해 다음고 같이 기술하고 있다.

 

 : 적응행동은 환경적 요구에 대처하는 일상 수행의 질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적응의 질은 지능의 수준에 따라 중재한다. 이와 같이 두 개의 개념이 의미상 중복된다. 하지만, 일상적인 대처 능력을 강조하면서 적응행동의 정의를 고려할 때, 적응행동이란 사람들이 자신을 돌보고 지능에 수반된 추상적 잠재력보다는 일상 생활 안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하기 위해 하는 무엇인가를 의미한다(Grossman, 1983).

 

 하지만, 적응행동의 실질적인 측정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미결의 문제로 남았다. 1990년 당시, 미국 내의 각 주에서 적응행동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는 서로 달랐으며, 현존하는 검사도구조차 신뢰도와 타당도의 한계로 인해 비판받았다. 이러한 문제는 1992년 정의의 10가지 적응행동 구성요소를 둘러싸고 있는 논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1983년의 정의에서는 임상적 판단(clinical judgement)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지능지수 점수의 표준편차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을 경계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